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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걸음 치는 주인의 발걸음 따라 쑥쑥 크는 채소들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2. 20. 15:53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를 지나고 나니 흐릿한 날이지만 차갑지는 않다.

이런 날에 집에만 있을 수가 없다.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서본다.

 

 

 

집 앞의 금사천에는 벌써 버들강아지가 활짝피었고 이웃에 있는 비닐하우스에는 주인아주머니가 채소를 돌보느라 동동걸음을 치신다.

그 걸음의 숫자만큼 채소들은 쑥쑥 자랄 것 같다.

식물들도 사람의 온기를 느낄 때 잘 자란다고 하니 말이다.

 

 

 

LPG 가스로 훈훈하게 불 피워놓은 비닐하우스는 우리 집 방보다 더 따뜻하고 그곳으로 들어간 나는  눈과 마음이 화사해진다.

바깥은 아직 우중충한 겨울날씨인 것에 비하면 이곳은 봄이 와도 한참이나 전에 왔음을 알 수 있다.

파랗게 자란 채소들 사이를 동동걸음 치시는 아주머니는 지나가던 사람이 들렸는데도 눈길 줄 시간도 없으시다.

사진을 찍고 싶다면 알아서 찍어 가란다.

 

 

 

 

 참외 모종

 

 

 

파 모종

 

 

 

토마토 모종

 

 

 

 고추 모종

 

 

 

상추와 배추

 

 

이 파릇한 잎들은 무엇일까 싶어 가까이 들어가서 들여다본다.

참외, 파, 토마토, 고추, 상추, 배추 등 우리의 건강을 지켜줄 먹거리들이다.

파릇하고 가녀린 모습이 너무 귀엽다.

오랫동안 칙칙한 겨울 색에만 익숙해있던 내눈에는 먹을 것이라기보다는 화초처럼 보인다.

 

 

 

 

 

하우스 안에는 이런 버려진 모종들도 있다.

아무리 아주머니가 동동걸음을 치시면서 열심히 돌보아도 이런 녀석들은 있는 모양이다.

키가 덜 자라서 아니면 제대로 잎이 나지 않아서.....

어떤 이유에서나 버려진다는 사실은 서럽다.

 

이쁜 녀석들 사이에서 버려지는 녀석들,

서러운 그 녀석들을 주워다 거실에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동걸음 치시는 아주머니께 말 걸기도 미안해서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