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원생활

느긋하게 봄을 즐기는 금사리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3. 24. 06:41

 

 

 

 

 전국이 봄꽃 소식으로 떠들썩한 어제 오후에

지난 번 뿌린 텃밭을 둘러보니 배추는 새싹이 쏘옥 올라왔는데 상추는 아직 감감하더라고요.

너무 깊게 심어서 그런가 싶어 땅을 파보았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더라고요.

다음에는 씨앗의 크기와 깊이의 상관관계를 명심하고 씨를 뿌려야겠어요.

그래서 다시 얕게 씨를 뿌리고 봄소식을 들으러 집을 나섰습니다.

 

 

 

 

자글거리는 햇살에 느긋하게 몸을 맡기고 펄럭이는 빨래의 모습이 여유롭습니다.

빨래가 여유로우면 그 주인들은 발걸음이 바빠질 철이겠지요.

포근해진 날씨에  노지의 채소들도 벌써 한 뼘도 넘게 자랐습니다.

마늘이나 양파 싹의  녹색도 많이 짙어졌습니다.

녹색이 짙어지게 하는 따사로운 햇살이 너무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들판으로 나가봅니다.

 

 

 

 

 들판에는 봄나물을 캐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쌉싸름하고 향긋한 봄나물은 이맘때가 제일 맛있지요.

추운 겨울을 나고 땅의 기운을 몸 안 가득히 담고 땅 위로 올라오는 이때가 말이지요.

때를 놓치지 않고 그것들을 찾아나선 사람들, 그들은 해마다 느끼던 그 맛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금싸라기 참외를 키우고 있는 후덥지근한 비닐하우스 안은 온통 습기로 가득합니다.

잠깐 들어가도 곧 렌즈가 뿌옇게 되어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지난 번 모종을 옮길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그사이 이렇게 기온이 많이 올랐습니다.

따스해진 날씨에 고깔모자를 벗어던진 것들도 있지만 아직은 고깔모자를 그대로 쓰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일교차가 심한 곳이라 아직은 모자를 벗었다가는 냉해를 입기 십상이랍니다.

어쩌다가 모자를 벗어던진 녀석들은 지난 번 보다 자세가 많이 꼿꼿해졌습니다.

저렇게 꼿꼿하게 제대로 자랄 때 튼실한 열매도 달리겠지요?

그날을 기대하면서 참외밭을 지나 건너편 동네로  들어가 봅니다.

 

 

 

 

동네 끝자락의 축사에 옆에는 소 여물이 풀어헤쳐져 햇살을 즐깁니다.

저 여물을 먹고 자란 소는 겨우내 볼일을 보았겠지요.

그것을 기름진 거름으로 만드는 것은 농부의 몫입니다.

일 년 농사를 위해서는 거름을 제대로 넣어야지요.

그래야  맛 좋고 질 좋은 농작물을 만들지요.

그런 농작물을 위해 농부의 기계소리는 쉴 틈이 없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를 다듬는 것은 집 안에서 해야만 하던 일이었지만

그이제는 이렇게 텃밭 옆에서 다듬고 있습니다.

푸근한 날씨에 손놀림도 느긋합니다.

포근해진 날씨에 우리 동네의 채소들도 사람들도 느긋하게 봄을 즐기고 있는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기에 제 전원생활의 첫 번째 봄은 따사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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