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원생활

가족화목을 이룬 당뇨병과 비만에 좋다는 돼지감자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4. 11. 06:18

 

 

 

지난 가을 이사를 와서 보니 뒷밭에 해바라기 비슷한 예쁜 꽃이 피었더라고요.

그 예쁜 꽃이 돼지감자 꽃이라는 예기를 들은 것 같아 얼마 전에 몇 뿌리를 캐다가 면소재지에 있는 가게에 갖다 보였더니

"맞다." 고 하더라고요.

그런 예기를 듣고도 그걸 캔다는 생각은 못하고 있었는데

지난 번 병원에 있을 적에 같은 방에 입원한 아줌마들이 하는 말이 돼지감자가 당뇨병에는 특효이고 비만에도 좋다고 해서

'그럼 얼른 캐서 살찐 아들과 내가 볶아도 먹고 물도 끓여 먹고, 많으면 당뇨가 있는 동생과 시매부님께도 드리면 되겠다.'

 싶어 휴가 나온 아들과 막내에게 캐라고 했습니다.

 

 

 

                                                                                                                                                                                                               (사진 백만불 미소)

요 예쁜 꽃이 돼지감자의 꽃입니다.

뿌리만 좋은 것이 아니라 화초로도 전혀 손색이 없을 꽃이지요?

 

 

 

 

모처럼의 장기간 휴가라 이번 에는 아들이 며칠 집에 묵게 되었지요.

 심심하던지

"집안 일 좀 거들어 드릴 게 없어요?"

라고 하기에

"내가 저 뒷밭에 돼지감자를 캐고 싶어도 허리가 아파서 못 캐니 좀 캐주고 갈래?"

라고 했더니 아들이 돼지감자를 캡니다.

'일 못하는 놈이 연장 나무란다.' 더니

아들 그것 좀 캔다고 호미, 삽,넥기, 괭이 반달모양 호미(?) 등  연장이란  연장은 다 동원되었네요.

초보 농사꾼이 뭔 연장이 이렇게 많으냐고요?

지난 번 주인이 서울로 가면서 주고 간 것이지요.

 

 

 

 

그런데 요 돼지감자가 튼실하고 굵은 것은 얼마나 깊이 묻혀있던지 아들 무릎 깊이 정도는 파야겠더라고요.

그러니 많은 연장을 써야겠더라고요.

삽이나 곡괭이로 흙을 파내고 나서 감자가 있는 곳은 또 호미로 살살 흙을 파내야 하더라고요.

 

 

 

 

첫 날 한 두어시간 작업을 한 아들이

"생각보다 힘들다."

며 그만 둡니다.

왜 안 그렇겠어요.

처음으로 하는 농사일인데.....

그래서 둘째 날은 아들과 딸이 합작으로 캐기 시작합니다.

아들이 삽으로 흙을 파면 딸이 넥기로 긁어내고 또 아들이 호미로 돼지감자를 캐내고를 반복합니다.

날씨가 얼마나 따뜻한지 뚱땡이 아들 몇 번 삽질을 하더니 윗옷을 훌러덩 벗어던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하네요

 

 

 

 

그렇게 캔 돼지감자를 그냥 다라이에 담으니 흙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작은 바구니에 담아서 흙을 걸러내고 담았습니다.

꼭 생강같이 생긴 것이 알이 얼마나 튼실하던지 이틀 동안 네 시간 정도를 갠 것이 저 플라스틱 통에 두 통쯤 되더라고요.

 

 

 

 

 

 

 

 

 

아들과 딸이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에미가 되어서 그냥 있을 수 없잖아요.

허리를 굽히는 것이 부담스러우니 싱크대에 조금씩 넣어서 팍팍 문질러 가면서 흙을 걔끗이 씻어냈습니다.

 

 

 

 

흙을 씻어내고 썰어 널었더니 온 집 주변이 돼지감자가 지천이네요.

이렇게 말려놓았다가 바싹 마르면 물도 끓여먹고 뻥튀기 기계에 튀워서 간식으로 먹어도 좋답니다.

특히 동생이나 시매부님이 당뇨를 앓고 있으니 선물을 하면 좋을 것 같아 뿌듯합니다.

특히 우리 집 뒷밭은 바로 깊은 산과 붙어있어서 야생이나 다름 없으니 약초라고 할 만큼 품질이 좋을 것 같거든요.

 

모처럼 가족들이 단합하여 일을 하고 나니 점심으로 밖에서 구워먹는 삽겹살이 얼마나 맛있던지 정신 없이 먹었네요.

전원생활, 이런 면에서 아파트와는 또 다른 즐거움과 보람이지요.

아파트에 살았다면 그 시간에 각자의 방에서 컴퓨터를 하거나 TV를 보았을 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