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원생활

스스로 만들어가는 즐거운 전원생활의 시작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4. 15. 05:39

 

 

이사를 와서 겨울을 나고 텃밭 정리를 하다 보니 가장자리에 깨어진 항아리와 화분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렇게 그냥 쌓아두자니 분위기가 칙칙하고 깨어진 것을 버리자니 부담스럽다.

며칠 머리를 짜내어서 활용 방법을 찾아냈다.

깨어진 항아리라도 멀리서 볼 때는 항아리의 구실을 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 

집 뒤 데크에 장독대를 만들어 보관하고, 나머지 두 개는 마당가에 갖다 놓았다.

이렇게 보관해두면 나중에 집을 새로 지으면 그 때 제대로 된 장독대를 만드는 데 한 몫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깨어진 화분은 마당에 두고 꽃을 심으면 되겠다 싶었다.

얼른 금사에 있는 꽃집에 가서 팬지를 500원 씩 주고 16 포기를 사고,

 이름모를 야생화 처럼 생긴 꽃도 한 포기 사서 금이 간 화분에 심어보니 제법 쓸 만하다.

들어서 자리를 이곳저곳  옮기지만 않으면 말이다.

그렇게 화분 네 개를 채우고 나도 아직 화분은 많이 남았다.

뭘 심을까 고민하는데 화단에 뭔가 빨간 싹들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마당가의 단풍나무 씨가 떨어져서 싹이 올라온 것이다.

그래 저거다 싶은 생각에 얼른 화분에다 몇 포기씩 옮겨 심었다.

심어놓고 보니 제법 예쁘다.

마음은 벌써 손가락만한 단풍나무 분재를 보는 느낌이다.

날씨 따스한 봄날 집 주변을 정리하다가 만난 깨어진 항아리와 화분은

이렇게  소일거리를 찾던 우리 손에서 다시 제구실을 하게 되고,

우리는 그들 덕에 또 환하게 웃었다.

 

 

 

 

 

 

 

 

 

 

 

 

 

 

그렇다 전원생활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나 소일거리를 찾으면 눈을 닦고 보아도 찾기가 어렵다.

늘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이다.

그렇다고 그냥 손 놓고 보내기는 목련 후두둑 지는 봄날의 하루해가 너무나 길다.

그래서 집 주변을 정리도 하고 그 정리한 걸로 다시 집도 꾸며보았다.

내 주변을 둘러보고 거기서 새로운 소일거리를 찾는 일이 즐거운 전원생활의 시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