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원생활

짓무르는 고추처럼 농심도 짓무르네요.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8. 25. 06:00

 

 

 

때 아닌 가을장마로 작은 텃밭 농사도 수확이 어렵네요.

50 포기 정도의 고추모종을 사다 심을 때는

올해는 고추를 농약 많이 친 것을 사 먹지 않아도 될 줄 알았지요.

그런데 고추가 많이 익기 시작하던 8월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오는 날씨라

붉게 익은 고추를 말릴 방법이 없네요.

 

 

빨리 마르라고 가위로 반으로 잘라 말렸던 고추도 

장마에 짓물러 썩어버렸고,

날 맑은 날 빨리 마르라고 비닐을 덮어 말린 것도

꾸덕꾸덕 말라가다가도

비가 내리면 또 썩어서 버렸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고추를 하나씩 줄에 엮어 비닐하우스 안에 그 줄을 매다는 것이었지요.

그랬더니 비가 오더라도 그렇게 빨리 썩어빠지지는 않더라고요.

제법 많은 고추를 수확한 그저께는

굵고 큰 것들은 줄에 엮어 매달기로 했지요.

 

 

 

 

그리고 가늘고 좀 작은 것들은 야외용 테이블에서 그냥 말리기로 했지요.

이곳에 널어놓았다가

이 번 비가 그치고 해가 나면 밖으로 내어놓아서 비닐을 덮어놓으려고요.

 

 

 

 

 

그리고 굵은 고추 엮은 것은 이렇게 하우스 안에 매달았지요.

빨리 마르지는 않지만 그나마 썩지 않으니

이렇게 하는 방법 외에 뾰족한 수가 없네요.

 

 

 

 

 

이렇게 토실토실하고 예쁜 고추를 이제까지

서너 근은 썩어서 버린 것 같네요.

고추 농사를 많이 지으면 건조기를 사서 건조를 시키면 되지만

작은 텃밭 농사에 그럴 수도 없네요.

예전 우리 어릴 때는 장마철에는 군불 지핀 방에다가 말렸던 것 같은데요.

그 때를 생각하고 방에다가 보일러를 틀어서 말리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수확하는 고추의 양이 너무 작아서 그럴 수도 없네요.

 

 

 

 

 

이래저래 가을장마에 고추는 짓물러 썩어가고

그것을 키운 우리 내외의 마음도 함께 썩어가네요.

빨리 장마가 끝나서

남은 고추라도 제대로 말려 김장이라도 이 고추로 하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