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원생활

풍성한 가을만큼 손님도 풍성합니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9. 19. 06:00

 

 

 

지난 일주일은 손님맞이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집이라 산에서 나는 먹거리와

밭에서 나는 먹거리들로 가을이 풍성한 덕에 손님들도 풍성했거든요.

도토리묵을 먹고 싶어 찾아온 친구들과

밤을 주우러 온 친척들로 북적였던 일주일을 보내고

조금은 한가해진 어제 오후에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즐겼습니다.

 

 

 

 

 

 

 

뒷산의 밤송이는 알알이 영근 알이 붉은 얼굴을 드러내며 웃습니다.

그렇게 크게 소리 내어 웃다가 가지를 놓친 송이의

툭툭거리며  떨어지는 소리가 집에서도 들립니다.

 

 

 

 

 

 

 

맑다가 못해 투명하기까지 한 가을 햇살에 집 주변의 꽃들이 빛을 발합니다.

찾아온 손님들이 꽃이 이쁘다고 입을 모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여름 장마 속에서도 목숨을 지켜낸 땅콩과 호박도

이제 자람을 멈췄습니다.

아름드리 호박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릅니다.

양대를 넣어 범벅을 쒀 손님들의 향수를 자극해주는 훌륭한 보약이지요.

쌉싸름한 겨울밤의 도토리묵을 위해서 말리는 도토리의 색깔도 예술입니다.

전원생활에서만 맛볼 수 있는 풍경이지요.

 

 

 

 

  그러나 이런 풍성한 가을에 많은 손님을 맞는 것은 즐겁긴 하지만 힘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외딴 전원생활에서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고

갈 때 주운 밤이나 도토리묵, 양대(돔부콩. 광저기)를 들려 보내는 것은 즐겁지만

먹거리를 준비하고 뒷정리를 하는 것은 힘이 듭니다.

아직은 초보 귀촌인들이라 힘이 들지만 분명히 좋은 해결책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장단점의 적절한 조화,

이걸 빨리 해결하는 능력이

 전원생활을 즐겁게 하는 지름길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