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몸에 좋은 거친 음식

어머님 방식대로 담근 열무김치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10. 15. 06:27

 

 

 

 

고향에 내려갔더니 어머님께서 텃밭에 키운 열무로 만든 열무김치가 입에 착 감긴다.

어떻게 담그셨냐고 여쭈었더니 비법을 일러주신다.

그래서 올라오는 길에 어머님의 텃밭에서 자라는 무 중에서

못나고 작은 것들을 솎아내어 가지고 와서 김치를 담았다.

어머님의 열무김치 같은 맛은 날지 모르지만 일단 버무렸을 때 맛은 좋다.

 

 

 

밭에서 못나고 작은 것들을 골라 뽑은 무인데도 맛은 달고 아삭하니 좋다.

뿌리와 줄기를 나누어 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무청은 그대로 소금을 슬쩍 뿌려둔다.

 

 

 

 

세 시간 정도를 절였더니 적당하게 절여졌다.

무도 짜지않게 나긋하게 절여졌고

무청도 잎은 조금 짠 것 같지만 줄기는 적당하다.

소금물에서 건져내어 소쿠리에다 물이 빠지게 담아둔다.

 

 

 

 

물이 빠지는 시간에 양념을 장만한다.

멸치와 다시마 육수에 불린 찹쌀을 넣어 찹쌀 죽을 끓여서 식힌다.

 

 

 

 

 

양념으로는 마늘과 생강을 쓰고

젓갈은 까나리 액젓을 썼다.

마늘과 생강, 찹쌀 죽을 함께 갈고

붉은고추는 까나리 액젓을 넣어 간다.

마늘은 의성에서 사 온 육쪽마늘이고

생강은 어머님이 키우신 것이다.

어머님 말씀이 요즈음 열무김치는 고추가루 대신

이 붉은고추를 갈아 넣어야 맛이 좋다고 하셨다.

 

 

 

 

모든 재료를 갈아 만든 열무김치 양념이다.

열무를 소금으로 절였으니 따로 소금 간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머님의 열무김치가 쓰지 않고 달콤한 맛이 나서 좋다고 말씀드렸더니

이 감미를 조금 넣어야 그 맛이 난다고 하셔서 동네 슈퍼에서 사가지고 왔다.

어머님 말씀이

"요새 열무는 씁쓰름한 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단맛이 나는 양념을 넣어야 쓴 맛이 없어.

그런데 설탕을 넣으면 김치가 물러지기 쉬우니

이 감미를 조금만 넣으면 달작지근하면서 쓴 맛도 없어서 좋다."

고 하신다.

일단 어머님의 열무김치가 맛이 좋았으니 한 번 따라해보고 맛이 있으면

앞으로도 이 감미를 애용해야겠다.

양은 뿌린 듯 만 듯 아주 조금만 넣었다.

 

 

 

 

세 시간 정도 물을 뺀 후에 양념을 넣어 버무렸다.

집에서 키운 열무에 붉은고추를 갈아 만든 열무김치가

어머님의 그 열무김치 같은 맛을 내줄지는 모르지만

일단 버무릴 때 맛은 좋다.

감미의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만

청량음료를 거의 먹지 않고

외식을 자주 하지 않으니

이정도는 먹어도 된다는 생각으로 맛에 초점을 맞춘 열무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