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금사 금싸라기 참외가 벌써 외손녀 주먹보다 더 굵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5. 4. 3. 06:30

 

 

 

 

 

 

지나간 겨울은 유난히 길었다.

그래서 동네구경을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는 마당의 울타리도 파란 빛이 진해지고

목련도 하나 둘 봉오리를 터뜨린다.

'이제는 완연한 봄이구나!'

싶어 오후에 동네구경을 나갔다.

 

 

 

 

 

이웃에 있는 비닐하우스 참외밭을 먼저 들려보니

 참외가 우리 외손녀 정원이 주먹보다 더 큰 것이 있다.

봄이 이렇게 깊어진 줄도 모르고 집에만 있었던 것이 봄에게 미안하다. 

 

 

 

 

 

 참외가 이렇게 자라기 까지는 많은 것들이 작용을 했겠지만

자연의 영향 이외에도 겨우내 온기를 만들어주던 난로와

모종을 실어 나르던 손수레,

밭주인 할머니의 살뜰한 보살핌과

꿀벌들의 부지런한 입놀림이 있었겠지.....

다시 한 번 세상살이 하나도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느끼며 참외 밭을 나선다.

 

 

 

 

들판도 농사 지을 준비를 하고 있음이 역력하다.

논을 갈아 땅심을 돋우고

논바닥의 잡초는 태워서 병충해를 예방한다.

해가 바뀌고 처음으로 나온 동네구경에서 벌써 모내기를 그려보게 된다.

 

 

 

 

 

졸졸거리며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징검다리를 건너가니

둑에는 봄꽃이 가득하다.

산수유는 물론이거니와 개나리, 꽃다지, 매화가 화사하고

복숭아꽃도 금방 웃을 지경이다.

이렇게 봄이 깊어서 동네구경을 나온 나는 게으름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