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원생활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벌레와의 작은 전쟁은 필수

렌즈로 보는 세상 2015. 6. 26. 05:57

 

 

 

나는 요즈음 아침마다 작은 전쟁을 치루고 있다.

손바닥만한 채소밭에 벌레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의 한 판 전쟁은 하루 일과 중 첫 번째이다.

텃밭에서 기른 고소하고 쌉싸름한

배추와 열무의 맛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침잠이 많이 줄어 든 지금은 눈을 뜨면 아직 6시도 채 안되었다.

이른 시간이지만 잠자리에서 뭉그적거리기에는 답답한 게 전원생활이다.

그래서 눈을 뜨면 텃밭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으로부터 하루를작한다.

며칠 전에도 채소를 심은 하우스를 돌아보고 있는데

잘 자라던 배추와 열무가 시원치를 않다.

온통 벌레 먹은 이파리와 벌레똥들로 엉망이다.

 

 

 

 

 

 

 

가만히 앉아서 들여다보니 작은 검은색 벌레도 있고 제법 큰 푸른색 벌레도 있다.

어떤 곳은 똥만 가득해서 벌레를 찾는다고

잎사귀를 뒤적이기를 한참을 하고서야 벌레를 찾을 수 있고

검은 벌레는 잎을 조금만 흔들리게 해도 아래로 또르르 굴러떨어져 찾기 힘들게 한다.

 

 

 

 

 

 

 

그래서 하우스를 들어갈 때는 언제나 돋보기를 쓰고 간다.

그래야 잎사귀 뒤에 숨은 벌레나

밑으로 굴러떨어져 몸을 숨긴 벌레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잠깐의 시간을 투자하면 금방 20마리 정도의 벌레를 잡는다.

그냥 손으로 죽이려고 하니 그 느낌이 섬뜩하여

이렇게 물에다 넣으니 조금 꼼지락 거리다가는 금방 죽어버린다.

우리가 건강한 먹거리를 먹겠다고

작은 생명이나마 생명을 죽이는 것은 마음이 썩 편하지는 않다.

그러나 건강한 먹거리를 얻기 위해 시작한 전원생활이라

이런 불편함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농약을 뿌려도 그들은 살아남지 못할 생명인데...'

고 애써 자위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