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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바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8. 14. 06:52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날인 어제 오후,  영종도에 있는 을왕리 해수욕장을 찾았다.

 바닷바람을 가르며 시원하게 달려간 인천대교도 모처럼의 더위를 날려버리게 한다.

인천국제공항을 지나 도착한 을왕리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은 용유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쉬엄쉬엄 놀며 구경하며 느리게 오던 길에서 만난 이름 모를 바다가 시선을 끈다.

우리네 삶의 흔적이 함께한 바다는 해 저무는 날이라 더 짠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잠시 내려 그림을 그리며 저녁을 맞는다.

그 바다에 이름을 붙인다.

'나만의 바다' 라고....

그리고 정호승 시인의 시 '바다이야기'를 읊어본다.

 

 

 

 

 

 

 

 

 

 

 

 

 

 

 

 

 

 

 

 

 

 

 

 

 

 

바다이야기

            -정 호 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다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꼐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못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러운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