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상량식에 꿈을 담고......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8. 28. 06:40

 

안동무삼베의 전통을 잇고 상품화하기 위해 노력 중인 동생이(두연 김연호)

지난 일요일 살림집 상량식을 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전시실 겸 교육실과 작업실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집을 짓는 중이지요.

세 동 중 마지막으로 짓는 집이라 상량식을 한다는데 가봐야지 싶어 준비를 해서 갔습니다만 벌써 보를 얹는 상량식은 끝이 났네요.

목수들을 위로하는 돼지머리에 봉투를 꽂는 행사도 끝이 났지만 섭섭하다고 상을 물리는데 성의만 조금 표시하고 점심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동생과  질부와 함께 점심을 목수님들께 차려드리고 상량식을 보지 못한 게 섭섭해서 집을 짓는 곳에 가니

아직 마룻대를 매달아 올리던 줄을 대신한 무명으로 만든 천은 바람에 나부끼고 있네요.

아직 먹물도 덜 마른 듯한 상량문이 쓰인 보를 보니

그 마룻대가 올라갈 때 동생내외가 이제 막 시작한 사업이 무사히 이루어지길 빌었을 것 같네요.

저도 부디 그 꿈이 이루어지길 빌었습니다.

 

 

 

 

 

 

 

 

 

 

 

 

 

 

 

상량식 하는 것을 보지 못한 섭섭함을 상량식에 대해 알아보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1. 상량식의 의미

    상량식은 우선 그동안 수고한 목수들을 위로하는 자리이다. 쉬어가는 자리이며 마무리 공사를 무사하게 잘 해나길 바라는 결속력을

    다지는 자리입니다.

    또한 성주신께 고하는 자리이니 건축주 가족이  그 집에서 살며 대대로 안녕하고 복을 받길 기원하는 자리입니다.

 

2. 상량문 쓰는법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주로 많이 쓰는 상량문을 소개합니다.

 

   가.  용 모년모월모일 입주 상량 구

   나.  용 세재모년모월모일모시입주상량  응천상지삼광 비인간지오복 구

   다. 상량문을 쓸 때 용자와 구자를 쓰는 이유는, 용과 거북이 물의 신이기 때문입니다. 물의 신을 뜻하는 한자를 적어두면 화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풍습 때문이랍니다.

 

3.  주의할 점

   가. 용과 구는 마주보게 써야한다.

   나. 용자가 동쪽에 가도록 한다.(동쪽에 가까운쪽)- 집안에서 마당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왼쪽이다.  

 

4. 어디에 쓰나?

   가. 장여가 없으면 종도리(상량도리)에 쓴다

   나. 장여가 있으면 종장여에 쓴다. 주로 여기에 쓰게되며 흔희들 상량보라고 말한다.

   다. 한지에 적어서 넣는 방법도 있는데 이때는 종도리 하단부에 적당한 험을 사각으로 파고 상량문을 넣은다음 나무두껑을 꽉끼게

        덮으면 된다. 이 홈은 도리하부에 있지만 종장여가 아래에 있으므로 보이지는 않으며 두껑이 아래쪽을 향하기 때문에 비가 세는

        경우에도  빗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종이에 적으므로 건축에 따른 자세한 내용을 적을 수 있다. 예를들면  어떤 생각으로

        집을짓게 되었다던가 어떻게 도편수를 만나게 되었고 언제부터 준비를 해서 기초는 언제했고 대목들은 누구누구이며 예산은

        어느정도이며 도와준 사람은 누구이며 앞으로 이집이 어떻게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 등등....

 

5. 준비물

   가. 제물과 제주(간소하게)  북어포는 ? 있어야 함. 

   나. 굵은 실 한타레 - 식이 끝난 후 북어포를 상량도리(장여)에 메달때 사용

   다. 한지또는 깨끗한 종이 -  상에 깔것

   <다음은 행사격식을 갖출때>

   라. 초. 지방. 향. 제기

   마. 축문

   바. 오색 천 한필씩 - 한쪽을 도리에 묶은뒤 넓게 펴서 늘어뜨리듯 하여 바닥의 적당한 곳에 다른 한쪽을 묶는다(분위기조성용)

 

6. 식순

   일반의 제와 비슷함

 가. 봉주취위 - 경건히 하고 신위를 올린다음 초를 밝힌다.

 나. 분향강신 - 향을 피우고 술잔에 술을채운뒤 모사그릇에 세번 나누어 붓고 두번 절한다..

 다. 참신 - 모두 두번 절한다. 

 라. 초헌 - 성주(건축주)

 마. 독축 - 축문 낭독 

 바. 아헌 - 도편수

 사. 종헌 - 참석자 대표

 아. 상량 - 상량이오 하고 일동 외친다.

 자. 망요례 - 지방을 살라 공중에 던진다. 술잔에 술을 따라 네 기둥 뿌리에 나누어 뿌린다. 

 차. 철상

 *동생네는 봉주취위와 분향강신 참신 독축을 생략한 상량식이었다. 

 

 

 

 

 

 

 

 

 

 

 

 

 

 

 

 

 

 

 

 

 

 

 

 

 

 

상량문이 쓰인 우리나라 최고의 나무인 춘양목에 매어놓은 북어가 있는 풍경,

그리고 바람에 펄럭이는 마룻대를 달아 올리던 줄의 역할을 하던  흰천,

그 모습을 보니 우리 전통문화가 줄을 타고 연결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카메라를 꺼내어 몇 컷을 찍었습니다.

상량식을 하는 모습과 상을 차려놓은 모습은 찍을 수 없어 섭섭했지만

남아있는 풍경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런 모습도 요즈음은 참 보기 힘든 풍경이거든요.

 

다소 위험할 수도 있는 작업현장을 뛰어다니면서 놀고 있는 동생네 손자가 있는 풍경,

이 건물이 다 되고 나서도 이런 편안한 풍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지금은 일을 하느라 힘들겠지만 군불 지피는 구들장이 있는 집에서 동생내외가 편안한 노후를 보네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