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밤에 요즈음 저녁으로 가족끼리 한 장소에 모이는 것은 주로 TV를 보기위해서다. 텔레비전 앞에 가지런히 앉으니 서로 얼굴 마주보고 이야기는 할 기회는 거의 없이 눈은 TV에 고정되어 있으며 내용을 파악해가며 보아야하니 설령 자기 생각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봐 조용.. 일상/옛날 옛날에 2009.01.12
손 빨래 고무장갑을 끼지 않고 걸레를 빨아보니 손끝이 빠질듯이 시렸습니 다. 그리고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 어릴 적에는 펌프도 없던 시절이라 식수는 동네 우물에서 길어다 먹고, 냇물도 없던 산골동네라 빨래는 마을 앞 논가운데에 웅덩이의 물에서 했습니다. 그 빨래터는 마을 앞 논 가.. 일상/옛날 옛날에 2009.01.07
발 씻기 물도 귀하고 땔감도 귀하던 산골마을에 살던 우리는 항상 씻는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했던 어린시절이었다. 공동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는 것도 여자들의 몫이었지만, 그 물을 규모 있게 나눠 쓰는 것도 여자들의 몫이었다. 찬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지면 아침이나 저녁으로 따뜻한 물을 .. 일상/옛날 옛날에 2008.12.25
김치에도 등급이 얼마 전 제철의 맛있는 배추로 일년 먹을 양의 김치 60포기를 담고 나서 몸살이 난 적이 있었는데, 사시사철 배추가 흔해빠진 세상을 살고 있으면서 그렇게 김치 욕심을 내지 않아도 되겠건만, 그 욕심의 근원은 순전히 김치냉장고 때문이었다. 김치 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하면 일 년 동안 .. 일상/옛날 옛날에 2008.12.20
메주 - - - - 메주 - - - - 내가 어렸을 적 우리집은 흙벽에 초가집이었습니다. 그 초가집에 살 적에는 된장이 어찌나 맛이있는지 단맛이 났었는데 블럭으로 벽을 쌓은 기와집을 지은 후부터 된장맛이 없어져서 우리 형제들은 항상 그 초가집에 살 적의 된장맛을 그리워 합니다. 가을겆이가 끝나.. 일상/옛날 옛날에 2008.12.16
그렇게도 귀하던 참기름 얼마 전 시어머니께서 참기름 두 병을 짜가지고 오셨더군요. "웬 두병씩이나 짜가지고 오셨냐?" 고 말씀드리니 "한 병은 중국 산 참께로 짠 참기름이고, 한 병은 국산 참기름인데 국산 참기름은 당신 아들이 밥 비벼 먹을 때 넣어 먹고 한 병은 반찬 만들 때 넣어 먹어라." 고 하시는데 속이.. 일상/옛날 옛날에 2007.02.10
기지떡 작년 서애 선생님 제사에 갔을 때, 대추와 검은 깨 고명을 얹은 낱개의 하얀 기지떡을 쪄 서로 달라붙지 않게 감나무 잎을 따서 하나씩 꺼내 담아놓은 것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방법이 옛날부터 전해오는 방법이라고 하니 '전통 명문가는 이런 사소한 것으로부터 유지되어 가는구나!'.. 일상/옛날 옛날에 2007.02.10
산을 오르며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그 장마보다 더 지루했던 무더위는 올여름을 삼복기간 이상의 길고 지루한 시간의 길이로 남게 했다. 그 긴 여름 가끔 도시를 다녀온 것을 빼면 자고, 쉬고, 놀고를 거듭하던 나는 더위가 물러간다는 오늘 뒷산에 올랐다. 적당히 상쾌한 날씨 덕분에 가벼운 걸음으.. 일상/옛날 옛날에 2007.02.10
벌초 추석이 가까워 오는데 우리 친구들은 벌초를 하고 갔나? 며칠 전에 나도 우리 신랑하고 벌초를 다녀왔는데, 자주 해보지도 않은데다 솜씨까지 없는 그이가 벌초한 산소의 모습이 마치 소가 풀을 뜯어 먹은 풀밭의 모습이라 한 소리 하고 싶었지만 내가 못하는 일 중얼거려 봤자 잔소리 밖.. 일상/옛날 옛날에 2007.02.10
미리 가 본 고향 2주 전 쯤 서울에서 개성이 보였다던 그날 너무도 청명한 날씨 덕분에 고향을 다녀왔다. 왜 날씨 덕이냐고? 하늘이 파랗게 높아 보이고 서늘한 바람이라도 불고 하얀 구름이라도 떠다니는 그런 가을을 닮아가는 날에는 고향이 생각나는 날인데 그날이 바로 그런 날이었거든. 아침 일찍 애.. 일상/옛날 옛날에 2007.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