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10

오래된 나무의 질감과 삶의 흔적들이 아름다운 고택 '여주시 대신면 보통리 김영구 가옥'

여주시내에서 이포보를 오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우리는 대신면을 지나오는 길을 주로 택해 오르내린다. 고속도로를 타면 시간은 적게 걸리지만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이 달리기에만 열중하는 것 같아 재미가 없기 때문에 그 길을 택한다. 그 길로 오르내리다보면 대신면 부근 도..

어머님이 전수해주시는 '가마솥에 메주 맛있게 쑤는 비법'

어제는 메주를 써서 달았습니다. 청송 시고모님이 직접 농사 지으신 잔잔한 토종 콩을 깨끗하게 손질해서 보내주셔서 그대로 씻기만 하여 지난 번 고향 길에서 사 온 가마솥에 삶았습니다. 어머님이 전수해주시는 '가마솥에 메주 맛있게 쑤는 비법' 으로 말입니다. 가마솥을 사올 때의 계..

메주를 혼자 쑤고 만들어 달았으니 이제 살림에는 선수가 된 것 같습니다.

올해는 어머님이 텃밭에서 거두어들인 콩으로 메주를 쒔습니다. 농약이나 비료도 거의 쓰지 않은 콩이라 웰빙 식품인 된장을 만드는 데는 더 없이 좋은 재료지요. 어머님이 편찮으시다보니 말려놓은 콩을 씻어서 가마솥에 삶고 밟아 으깨고 모양을 내어 만드는 것도 모두 저 혼자서 하게..

정지

잊혀져가는 고향의 모습을 찾아 산골동네를 기웃거리길 좋아하는 내가 지난 월요일엔 안동호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찾아들어간 오두막집 향수를 불러오는 계절의 초입이라 그렇잖아도 고향생각이 많이 나는데 그 집에서 마치 옛날 내가 초등학교 다닐 적 우리집 정지(부엌)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곳을 만나 고향에 다녀온 듯 푸근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허름한 오두막이지만 가마솥이며 작은 남비들, 그릇을 씻어놓는 선반까지 반짝반짝 윤이나는 모습이 주인 할머니의 삶을 살아가는 자세가 더욱 아름다웠던 공간이었다. 우리집 정지는 이곳보다 규모가 조금 더 커서 두개의 가마솥 사이에 동솥이라는 작은 솥이 걸려있었고, 가마솥의 왼쪽에 큰 물두멍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우리 자매들은 방과후에 물두멍에 물을 가득 길어다 놓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