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밭에서 배추밭에서 이혜인 죽을 때까지 들키고 싶지 않은 속 이야기도 배추밭에서는 다 쏟아놓게 되네 싱심함 냉정함 거룩함 표정도 다양한 겨울 배추들 나에게 손 내밀며 삶은 희망이라고 묻지도 않는데 자꾸만 이야기하네 함께 누워 하늘을 보자 하네 죽어서 행복한 월동 준비도 서두르자 하.. 일상/좋은 글 2012.11.23
마지막 가을빛 비 그친 가을의 끝자락, 가는 가을을 잡으러 야외로 나가봅니다. 이제 붉은 빛을 띈 나뭇잎은 거의 보이지 않고 어쩌다 남아있는 옅은 색의 잎들이 마지막 가을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이제 이 빛도 스러지면 가을은 영영 멀리 가버리겠지요? 이 가을이 다가기 전에 마지막 가을빛과 함께 .. 일상/좋은 글 2012.11.17
가을의 기도 이제 가을도 깊어져서 겨울로 접어든다는 입동도 지났네요. 가을이 가기 전에 김현승 시인의 시를 한 번 외우고 가고 싶어 글 올립니다.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일상/좋은 글 2012.11.09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전국이 단풍으로 물 드는 지금 고향에도 단풍이 내려앉았습니다. 빛 받아 반짝이는 단풍을 보면서 도종환시인의 '단풍 드는 날'을 떠올려봅니다.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 일상/좋은 글 2012.10.24
노을 노을 ㅡ 기형도 하루종일 지친 몸으로만 떠돌다가 땅에 떨어져 죽지 못한 햇빛들은 줄지어 어디로 가는 걸까 웅성웅성 가장 근심스런 색깔로 서행하며 이미 어둠이 깔리는 소각장으로 몰려들어 몇 점 폐휴지로 타들어가는 오후 6시의 형량(刑量) 단 한번 후회도 용서하지 않는 무서운 시.. 일상/좋은 글 2012.09.19
가을의 길목에서 가을의 길목에서 내 젊은 날에 좋아했던 가수들이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그들의 '바다가 육지라면'이나, '가을비 우산속에', '오동잎'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데 말입니다. 나보다 나이 아주 많은 어르신도 아닌데..... 이럴 때는 잠시 숨 돌리고 쉬어가고 싶습니다. 가을의 길목에서 -김 종.. 일상/좋은 글 2012.09.12
고향을 그리며 구름은 간다 올 여름의 더위는 유난했지만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만나는 하늘, 눈이 시릴만큼 파아란 하늘을 수놓은 솜방방이 같은 구름만은 최고의 선물이었네요. 태권도 황경선선수의 올림픽 2연패, 축구사상 처음 올림픽 동메달 획득, 손연제선수의 올림픽 최초 리듬체조 결선 진출이라는 쾌거.. 일상/좋은 글 2012.08.11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막내가 모 신문사에서 하는 '글로벌 청소년 외교포럼'에 대학생 카운슬러로 참가하고 있다. 가기 전부터 카운슬러로 참가하는 학생들의 쟁쟁한 학력에 부담스러워하더니만 어제 저녁 통화를 해보니 역시 만만하지 않은 학력이란다. 국내의 최상위권 대학이 아니면 외국명문대라니 그럴 .. 일상/좋은 글 2012.07.27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여의도 샛강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하게 된 상황. 의자에 홀로 앉아있는 사람이 외로워 보인다. 그러나 잠시 시간이 흐르고 그사람은 이제 더이상 외롭지 않다. 그사람의 작은 베품이 그를 외롭지 않게 했으리란 생각에 사진과 이해인수녀님의 <나눔에 대한 묵상>을 올려봅니다. 나의 .. 일상/좋은 글 2012.07.04
접시꽃 당신 긴 가뭄 끝에도 피어난 접시꽃이 이제 비 내렸으니 얼마나 더 싱그러울까요. 며칠 전 아침햇살에 빛나는 접시꽃을 보면서 도종환 시인을 생각했습니다. 시인이 흐르는 세월과 함께 재혼을 하고 정치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있지만 아직도 제 마음 속에는 <접시꽃 당신>으로 남아.. 일상/좋은 글 201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