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 고 목 김남주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해를 향해 사방팔방으로 팔을 뻗고 있는 저 나무를 보라 주름살 투성이의 얼굴로 상처 자국으로 벌집이 된 몸의 이곳 저곳을 보라 나도 저러고 싶다. 한 오백 년 쉽게 살고 싶지 않다. 저 나무처럼 길손의 그늘이라도 되어 주고 싶다. 일상/좋은 글 2011.08.19
결혼 십계명 오늘 친구 딸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기흥에 있는 백향목교회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밥퍼 목사로 널리 알려진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님이 주례를 하셨습니다. 구릿빛 얼굴에서 그분 삶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이신 목사님은 어떤 주례사를 할까 궁금했는데 역시 목.. 일상/좋은 글 2011.08.15
길 위에서 내가 살고 있는 집과 어머님이 살고 계신 집 서울의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집과 그리고 딸아이가 살고 있는 집을 오가며 사는 요즈음이다. 길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지금 류시화 시인의 <길 위에서의 생각>이란 시는 내 마음을 이야기 한다. 길 위에서의 생각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 일상/좋은 글 2011.08.10
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기형도- 날 저무는 인천국제공항 조형적인 건물과 새털 구름이 하늘을 날 것 같다. 아름답구나! 아름답구나! 하면서 돌아오는 길 구름은 점점 다른 얼굴로 내게 다가온다. 나는 요절한 시인 기형도의 시 <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란 시를 떠올린다 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기형도 가라, 어느.. 일상/좋은 글 2011.07.22
벌써 장미가 지기 시작했네요 오늘은 해가 날 듯 말 듯한 날 오전이다. 주변은 한없이 조용하다. 이런 때는 길상사 경내에서 모아본 이 세상 맑게 살다 가신 법정스님의 주옥 같은 말씀들을 되새겨본다. 새해 일출을 보러 산을 오른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반이 훌쩍 가버렸다. 남은 한 해의 반을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 일상/좋은 글 2011.07.04
우리가 어느 별에서 우연히 들리게 된 서해 바닷가 물 빠진 갯벌에 숭숭 뚤린 생명의 숨구멍들이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작은 갯벌 풀들이 어쩜 꿈에 본 어느 별같아 우린 어느 별에서 와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사는가? 묻고 또 물어보아도 . . . . . . . .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시 / 안치환, 장.. 일상/좋은 글 2011.05.11
밤에 피는 꽃 내가 사는 곳의 이웃동네에 있는 작은 산을 나는 밤에 오르길 좋아한다 전에 살던 곳에도 가까이 산이 있었지만 가로등이 없어 밤에 오른다는 것을 생각도 못했는데 이 산은 밤새워 불 밝혀주니 시간 나는데로 오를 수 있어 참 좋다 밤에 산을 오르는 즐거움의 백미는 불빛 받아 다시 피.. 일상/좋은 글 2010.05.05
꽃샘추위 - 정연복 꽃샘추위 ㅡ 정 연 복 ㅡ 이별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 것 겨울 끝자락의 꽃샘추위를 보라 봄기운에 떠밀려 총총히 떠나가면서도 겨울은 아련히 여운을 남긴다 어디 겨울뿐이랴 지금 너의 바음을 고요히 들여다 보라 바람 같은 세월에 수많은 계절이 흘렀어도 언젠가 네곁을 떠난 옛사랑의 .. 일상/좋은 글 2010.03.27
아직 . . .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 신석정 - 저 재를 넘어가는 저녁 해의 엷은 광선들이 섭섭해 합니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그리고 나의 작은 명상의 새 새끼들이 지금도 저 푸른 하늘에서 날고 있지 않습니까? 이윽고 하늘이 능금처럼 붉어질 때 그 새 새끼들은 어둠과 함께 돌아온다 .. 일상/좋은 글 2009.09.08
가을에는 가을 김현승(1913-1975) 광주.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 일상/좋은 글 2009.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