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를 노래하다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이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 일상/좋은 글 2011.11.22
헤르만 헤세의 시 '가을' 가을 헤세 덤불 속에는 너희 새들 너희의 노래 얼마나 퍼덕이는지 누렇게 물드는 숲을 따라 --- 너희 새들아, 서둘러라! 곧 온다 부는 바람이 곧 온다 베는 죽음이 곧 온다 무서운 유령이 그리고 웃는다 우리 가슴이 얼어붙도록 정원이 그 모든 호화로움을 또 삶이 그 모든 광채를 .. 일상/좋은 글 2011.11.12
연꽃은 지고 해가 뜨고 지는 것그것은 세월을 재촉하는 것이다. 달이 뜨고 지는 것그것은 우리를 늙음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명예와 탐욕그것은 아침 이슬과 같고 고통과 번민,영화와 출세그것은 저녁무렵의 연기와 같다. - 글...'자 경 문' 中에서 - 일상/좋은 글 2011.10.13
가을 노을 가을 노을 용 혜원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붉게 물든 가을 저녁 노을을 바라본다 사랑도 저만큼은 열렬해야해 소리쳐 본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끝까지 욕망을 다 분출하는 그 열정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사랑하는 이 마음 껏 껴안고 싶어 온 몸에 열꽃이 핀다 가을 저녁 노을이 너무나 아름답다 갈대.. 일상/좋은 글 2011.10.11
해넘이가 아름다운 하늘공원에서 하늘공원에서 해넘이를 보았다 억새 일렁이는 작은 언덕을 넘어가는 해는 억새꽃에 마지막 따가운 눈길을 주고 넘어가는 모습이 황홀하다. 우리도 살다가 마지막 넘어가는 길엔 뜨거운 사랑을 주변 모두에게 주고 가는 그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10월 14일에서 23일까지 10일 동안 억새축.. 일상/좋은 글 2011.09.26
마지막 장미 마지막 장미 김남조 지순한 정에 넘치고 에오라지 잘 되기를 비는 연한 새순같은 마음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에게 주겠는가 반생을 지운 삶의 산마루에서 불연듯 느껴오는 보라빛 광망의 달밤같은 그리움이 있다면 누구에게 주겠는가 순은 벌어 잎새 무성하고 머잖아 눈부신 꽃숭어리를 펴 바칠 기찬 .. 일상/좋은 글 2011.09.23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길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길 도 종 환 시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말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오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 일상/좋은 글 2011.09.10
Amazing Grace 지난 이응광씨외 이동규씨의 콘서트에서 들었던 노래 Amazing Grace의 감동을 잊을 수 없어 그 노래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들을 옮겨본다. 존 뉴톤의 '어메이징 그레이스'(죄인을 구원하는 '놀라운 은혜'), 배경과 원문 가사 존 뉴톤(John Newton,1725-1807)은 영국 런던에서, 지중해에 무역하는 무역선 선장인 아.. 일상/좋은 글 2011.09.07
초가 초 가 - 이 육사 - 구겨진 하늘은 묵은 얘기책을 편 듯 돌담울이 고성(古城)같이 둘러싼 산기슭 박쥐 나래 밑에 황혼이 묻어오면 초가 집집마다 호롱불이 켜지고 고향을 그린 묵화 한 폭 좀이 쳐. 띄엄띄엄 보이는 그림 조각은 앞밭에 보리밭에 말매나물 캐러 간 가시내는 가시네와 종달새 소리에 반해 .. 일상/좋은 글 2011.09.06
길을 걷다가 길을 걷다가 횡단보도를 내려다 봅니다. 같은 세월을 겪었지만 각기 다른 옷을 입은 그들을 보며 '우리 사람들도 세월의 옷을 참 다르게 입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세월 김 점 희 잡을 수도 멈출 수도 없는 것이 끓임없이 흐르고 오고 가고 오고 가고 나는 또, 어쩌.. 일상/좋은 글 2011.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