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귀하던 참기름 얼마 전 시어머니께서 참기름 두 병을 짜가지고 오셨더군요. 웬 두병씩이나 짜가지고 오셨냐고 말씀드리니 한 병은 중국 산 참께로 짠 참기름이고, 한 병은 국산 참기름인데 국산 참기름은 당신 아들이 밥 비벼 먹을 때 넣어 먹고 한 병은 반찬 만들 때 넣어 먹으라고 하시는데 속이 영 불.. 일상/옛날 옛날에 2011.06.02
햇살 뜨거운 날에 9남매를 키우던 어매는 길쌈과 바쁜 들일로 빨래를 날마다 할 수 없었다. 바쁘게 일을 하는 사이사이 틈이 생기면 모아두었던 빨래를 한꺼번에 하니 많던 식구에 비해 턱없이 짧았던 빨랫줄에는 모두 다 널 수가 없어 집 주변의 가시넝쿨 위나 솔가지와 수숫대로 엮어 만든 울타리까지 다양한 크기와 .. 일상/사모곡 2011.05.30
기다림 젊어서 들일하랴 길쌈하랴 우리 구남매 키우랴, 마음 편하게 관광버스 타고 놀러 한 번 다니지 못하던 어매는 구남매 모두 시집 장가 보내고 이제 놀러도 다니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땐 벌써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이젠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없는 살림에 구남매 낳고 어디 몸.. 일상/사모곡 2009.09.09
이제야 알것 같아도 . . . . . 어매는 쓰다 남은 종이 한 장도 함부로 버리지 못했다. 어릴적 그 절약이 못마땅하여 " 어매 헌 것 쫌 내삐러뿌고 새 것 쫌 쓰세. 어이?" " 헌 양말 하고 빵구난 고무신은 쫌 새걸로 사주게. 어이 어메." 하며 바락바락 소리지르며 대들었는데 세월 흘러 내 어미 되고 보니 월급 꼬박꼬박 타.. 일상/사모곡 2009.08.02
겨울날의 어매는. . . . 봄은 아직 먼데 마당의 잡초를 뽑던 할머니는 언손을 녹이려 아궁이 앞에라도 가셨나? 어매도 이른 봄 아픈 다리 이끌며 마당의 풀을 뽑으며 우릴 기다리고...... 겨우내 군불로 지피던 장작을 숯으로 말렸다가 자식들이 오면 고기도 구워먹고 날이 추운 겨울에는 행여 펌프물이 얼까봐 저녁 설거지가 .. 일상/사모곡 2008.02.12
어머니의 비녀 회갑에 딸들이 선물한 금반지나 금비녀가 유일한 어매의 보석이었다. 그 귀한 보석을 아무때나 쓸 수 없었다. 외출을 하거나 집안에 잔치가 있을 때에만 곱게 머리 빗어 금비녀를 찌르시던 어매의 거친 손마디가 그리울 때가 있다. 일상/사모곡 2007.06.21